2008년 12월 15일
출발직전.
그리고 가장 설레일 때는, 비행기가 활주로에 서서 잠시 기다리는 바로 그 순간.
2박3일 황금연휴에 전라남도로 여행을 다녀왔다. 전주, 나주, 담양 중에서 고르다가 최종 목적지는 나주로 선택했다.
원래는 나주만 보려했으나 숙소를 무안 근처로 잡는 바람에 무안도 같이 보기로 하였다.
나주와 무안. 어떤 곳일까? 나주는 과거에는 주위에 엄청난 평야덕분에 전라도의 중심지였으나 근대에 들어서 광주로 그 영광을 넘겨준 도시이다. 또한 일제시대에 쌀 수탈 때문에 항구로도 활용된 도시이다.
이번에 계획에 있던 볼거리랑 먹거리는 다음과 같다. 물론 다 못했지만.
* 밑줄은 이번에 갔던 곳. 나주 - 나주곰탕: 하얀집, 노안집 - 백반: 번영회관
- 무안호담항공우주전시관: 기증으로 지어진 실제 비행기 전시관 - 무안 생태갯벌센터 |
- 나주 -
송현불고기
- 학교근처치곤 싼 값은 아니었지만 여행지에서 이만한 가격의 음식을 찾기도 힘들것같다. 더군다나 맛까지 생각한다면 가성비는 최고. 주문을 하면 1인분씩 구워져서 고기가 나오는데 엄청 빨리 나온다.
나주영상테마파크
- 숙소 근처에 있어서 오전에 둘러보았다. 아침이라 사람이 없겠지란 마음과 어린이날이라 사람이 많겠지라는 마음. 결국 사람은 별로 없었다. 입장료가 4천원. 내부는 엄청넓다. 고구려 성을 재현한 세트장이라고.
올라가면 이런 옛날집들이 보이고,
신당도 볼 수 있다.
궁앞에서 ㅋ
영상포 등대
- 내륙 강가에 위치한 등대다. 일제가 우리나라에서 물자를 쉽게 수탈하기 위해 강가에 만든 등대라는데 처음엔 신기했다가 사연을 들으니 씁쓸했다. 그리고 이곳에서 황포돗대배를 탈 수 있는데, 기름으로 간다. 돗대를 펴는 흉내라도 내주었으면 좋으련만.
영상포 등대.
저 작은 배를 타고 싶었지만 이 큰 배를 타버렸다. 아마 작은 배를 탔으면 느낌이 또 달랐을지도. 큰 배는 그냥 배타는 느낌.
나주곰탕거리
- 나주하면 곰탕. 그래서 곰탕거리로 갔다. 사람이 엄청 많았는데 30분은 기다려야했다. 물론 노안집도 그랬다. 듣기로는 하얀집은 담백하고, 노안집은 구수하다고 한다. 우리는 하얀집으로 ㄱㄱ.
먹고 난 느낌은 한번쯤 기다려서라도 먹을만 하다. 그리고 먹을수록 더 맛이 났다 정도?
목사내아와 금성관
- 곰탕거리 바로 옆에 목사내아와 금성관이 같이 있었다. 곰탕을 먹고 산책하면 딱 좋게 되어있다. 금성관은 나주지방의 관아, 목사내아는 나주 목사(도지사?)의 숙소 정도 되는 것 같다. 금성관은 아쉽게도 일제시대때 외곽 담장등이 다 무너졌고 대문이랑 건물이 조금 남아있다.
- 목사내아는 숙소 본래의 기능을 오늘도 하고있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지금도 묵을 수 있는 것 같았다. 관광객들이 찾아와서 아마 낮에는 쉬지 못할 듯 싶다.
산림자원연구소
- 나주시내에서 꽤나 떨어져 있었다(아마 20분 정도). 그래도 이번에 방문했던 곳 중에서 곰탕집 다음으로 사람이 많았다. 느낌은 외지인보다는 현지인들 같았지만. 산림자원연구소의 핵심은 메타세콰이어 길과 중간중간에 있는 쉼터들이 아닐까싶다. 처음 입구에 있는 배짱이들(메뚜기?)과 그 뒤로 뻣어있는 나무들을 보면 담양의 그 길과는 또다른 느낌이다. 한여름이 아니어서 그런지 조금 춥기도 했다.
도래마을
- 여기는 풍산홍씨 집성촌이 그 시작이라고 하는데 옛날 집들과 돌담길이 예쁘다. 경주 양동마을의 요약버전같은 느낌이다. 이곳의 일부 집들은 숙소로 사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아쉽게도 방문객들을 위해서 들어갈 수 있는 집은 입구에 있는 집과 전통문화 사료로 쓰이는 집 두 개 정도였다.
공산펜션가든
- 이번에 묵었던 숙소. 폐교를 개조해서 만든 숙소라서 그런지 좋은 숙소에 비할순 없지만, 가성비도 괜찮고 엄청 친절하신 주인분 덕에 괜찮았다.
- 무안 -
은 다음에...
단풍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내장산. 그 내장산으로 팀워크를 다녀왔다.
팀워크를 가기전에 크게 두가지를 기대했었는데, 하나는 맛있다는 전라도 음식, 다른 하나는 내장산 단풍이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음식은 맛있었으나 단풍은 그저그랬다였다.
나를 나름 만족시켜준 민물새우탕. 사실 이 민물새우탕보다 반찬들이 더 맛있었다.
두시간 남짓 달려서 도착한 내장산의 단풍은. 기대가 너무 큰 탓일까. 생각보다 실망이었다.
물론 내장산의 단풍들이 예쁘지 않다는 것은 아니지만 수고와 드린 공에 비해서는 별로였다는 말이 맞을 것 같다. 그냥 우리회사의 단풍과 크게 달라보이지 않았다.
불과 5일쯤 전인 것 같은데 이때는 지금과 달리 따뜻한 가을이었다.
그 유명세 때문인지 사람이 정말로 많았다. 내장산 주차장에서 내장산입구까지, 그리고 다시 케이블카 승강장까지 버스를 타고 들어가는데 꽤 긴긴줄을 기다렸다가 타야된다.
내장산을 떠나면서 생각하길, 아마 내장산 단풍구경은 이번이 마지막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비록 예쁘지만 너무 멀다.
대전 주변에 갈만한 곳이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꼼꼼히 찾아보면 꽤 있다.
계족산 황톳길도 그 중에 한군데다. 황톳길이 뭐냐면 그냥 황토(찰흙같은)로 이루어진 길이다. 황토가 가만히 두면 굳어버리기 때문에 유지 및 관리를 해주어야하는데 이를 대전 지역 소주인 '린'을 만드는 '선양'이라는 회사에서 하고 있다. 황톳길 관리와는 별도로 여러가지 이벤트들도 하고 있다고 한다(가보진 못했지만). 즉흥적으로 떠난 것이기에 몸만 갔다.
계족산은 내가 사는 신성동이라는 조금 떨어져있다. 30분정도를 가면 계족산이라는 팻말이 나타나고 도로 양쪽으로 차들이 길게 주차되어 있다. 우리도 주차할 장소를 찾아서 두리번 거리다가 간신히 자리를 발견을 해서 주차를 하고.
안내도를 보니 의외로 황톳길로 포장되어있는 구간이 꽤 길다.
드디어 입구. 이곳을 조금만 지나면 황톳길이 시작된다. 사람마다 그냥 걷다가 황톳길로 들어가기도 하고, 처음부터 맨발로 가기도 한다.
황톳길을 걸으면서 제일 걱정이 되었던 것이 과연 이 흙이 묻은 발을 어떻게 처리해야하나 였는데, 중간중간에 손/발씻는 곳이 마련되어있다. 그리고 출발하는 곳에 보면 내려온 사람들을 위해서 발을 씻는 곳과 에어건이 준비되어있다. 올라가는 길에도 중간중간에 마련되어있는데 주로 수돋물보다는 냇가로 이루어져있다. 그리고 한참을 가다보면 이처럼 연못같이 손발씻는 곳도 있다.
내려오면서 찍은 황톳길. 이런 길을 공짜로 다닐 수 있게 개방해준 '린'에 감사하다. '린'만 먹어야지.
담양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코스: 죽향문화체험마을 - 죽녹원 - 점심 - 메타세콰이어 길 - 소쇄원 - 저녁 |
죽향문화체험마을: 처음으로 간 곳은 죽향문화체험마을. 전체적으로 조선시대 공원같은 느낌이랄까? 여유롭게 거닐면서 둘러보기는 좋았지만 이 곳만의 특이한 점은 딱히 없는 것 같아 아쉬웠다. 대신 좋은 점은 이 곳과 죽녹원이 연결되어있는 덕에 붐비는 죽녹원 입구를 피할 수 있다는 점. 그 덕에 편하게 죽녹원+체험마을을 같이 둘러볼 수 있었다.
이리로 가면 죽녹원이 나온다. 친절한 이정표씨. 체험마을이랑 죽녹원은 이어져 있다.
죽녹원은 이런 대나무들이 쭉 있는 대나무 숲이다. 대나무의 키가 커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줄 알았지만, 찾아보니 2003년에 조성되었다고 한다.
대나무 죽순. 저기서 대나무가 나온단다. 저걸로 반찬도 해먹고.
점심: 죽녹원에는 여러 가지 산책 코스가 있다. 두세군대 둘러보고 길도 잃다보니 어느 덧 점심시간. 원래는 죽녹원 입구 쪽에 유명한 맛집을 가려했지만, 날이 날인지라 너무 붐빈 탓에 조금 떨어진 곳으로 향했다. 돼지갈비집인데 무슨 공장처럼 되지갈비를 찍어낸다. 맛있는 돼지갈비집.
중간에 노란게 죽순으로 만든 반찬인데, 의외로 맛있었음. 돼지갈비도 양호함.
메타세콰이어 길: 오후에 간 곳은 메타세콰이어 길. 내가 처음 이곳에 갔을 때가 3-4년 전쯤인 것 같은데 공짜였는데 지금은 입장료를 받고있었다. 밖에서 인증샷만 찍으려다 그냥 들어가기로. 원래는 차도였다고 한다. 길이가 공짜였던 예전보다 길어진 것 같은데 특별한 것 없이 끈기있게 메타세콰이어만 이어져있다. 중간중간에 파는 생딸기 주스는 가뭄에 오아시스랄까.
메타세콰이어 인증샷.
저렇게 끝도 없는 메타세콰이어길이 이어져있다. 끝까지 가면 뭐라도 나올까싶어 끈기있게 갔지만 그냥 메타세콰이어만 있다. 대신 끝쪽으로 가면 사람이 없어서 사진직기 좋다는 점.
소쇄원: 다음 목적지이자 마지막 목적지는 소쇄원. 소쇄원은 옛날 공원이라고 한다. 특징이 서양식 정원이랑 다르게 자연을 자르고 깎아 넓직하고 보기좋게 만든 것이 아니라 있는 자연에 젖가락만 얹어서 만든 공원이다. 그 덕에 웅장한 맛은 없지만 자연 속에 있는 듯한 맛은 있다는 점.
물을 위한 다리. 어떻게 저런 생각을.
배가 고파서 그런지 적포도/청포도로 보였던 나무들.
저녁도 맛집이라고 찾아갔지만, 평범했으므로 패스. 예전에도 회사에서 담양에 갔었지만 담양은 여행지라기보단 공원에 가까운 느낌이다. 느긋하게 산책하기 좋고 바람쐐면서 둘러보기 좋은. 대신 가는 곳 마다 입장료를 받아서 그렇긴 하지만.
늦었다. 불과 한 오분차이로 어두워졌다. 간만에 여행왔더니.
남양주 출장가는 길에 고속도로 가로 보이던 진천 농다리 팻말을 보고, 저기 가보리라 했었는데 지난 주말에 갔다왔다. 다행히 대전에서 한 시간 거리라서 부담이 없었지만, 출발시간이 문제였다. 설마했는데 잠깐 고속도로가 밀려주고, 날씨도 꾸무리하더니 결국 도착한지 오분만에 어두워졌다.
도착하자마자 사진을 찍었지만 어둡다. 사람눈에는 그나마 보이지만, 찍힌 사진은 훨씬 어두웠다. 그래도 그 농교는 아기자기하고 신비로웠다. 오늘날로 치자면 교각을 작은 돌과 큰 돌을 가지고 세우고, 교각과 교각사이를 이루는 상판은 넓고 큰 돌로 이어서 제법 다리의 모양이 났었다. 물론 그랬으니 백년 넘게 이어오고 있었겠지만. 가기전까지만 해도 제발 조명이 있어서 밤에도 구경할 수 있기를 바랬지만, 여기는 이렇게 어두울 때는 어두운게 더욱 어울리는 것 같았다.
원래는 근처 길상사라는 유명한 절이 있어서 그곳도 들리려 했지만, 비가오니 오늘은 패스하고 다음에 다시오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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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대형. 뽀얗다. 사진에 뽀샵질을 한 듯하다.
밤이 되니 확실히 사진 찍기가 힘들어졌다. 특히 야경은...
뭐 쪼금만 흔들려도 사진이 안나오니...
어렵게 찍은 야경 사진들...
대전시내... 에디슨 할아버지가 전구를 발명한 이래로... 세상은 너무 밝아진 것 같다.
너무 이쁘다. 이건 내가 찍은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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